안녕하세요, 정성입니다.😋

구독자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매주 주제를 정할 때, 저번 주랑은 다른 무드를 가져가려고 고민하는 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 주에 좀 우울한 노래들을 다루고 했으니, 이번에는 일단 소리를 지르고 보는 펑크 음악을 들고왔습니다. 글램 메탈의 시대를 끝내고 그런지락의 시대를 연 너바나부터, 각잡고 열정을 귓구멍에 집어넣는 일본 청춘 펑크, 작년 펜타포트 락페 헤드라이너를 맡았던 미국 하드록 펑크 밴드까지. 이번 주는 펑크의 맛을 하나씩 맛보기스푼 해보겠습니다.

  너바나는 80년대 글램 메탈의 시대를 끝내고 90년대 그런지 록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자극적이고 터프한 글램 메탈은 멋있지만 동시에 공허했거든요. 노래 가사를 잘 들어보면 당시 현실을 반영한다기 보다는 여자 얘기, '거칠게 살아가는 우리 멋있지', 뭐 이런 주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옛날옛날에, 머리 긴 아저씨들이 살았어요" 플리를 들어보시면 확실히 느낌이 오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바나는 이런 글램 메탈의 모순을 지적하며 그런지 락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너바나는 펑크 정신을 계승합니다. 깨끗한 사생활, 우울할지라도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는 노래들, 단순한 연주와 더러운 기타 톤, 펑크 특유의 소리지르기까지. 

글램 메탈과 정반대의 음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글램 메탈은 그야말로 나락을 가버립니다. 그런지 락이 시장을 싹 먹어버렸죠. 

이 노래는 너바나의 하나뿐인 앨범 <Nevermind>의 가장 펑크스러운 노래입니다. 사실 메가히트곡 "Smells Like Teen Spirit" 도 있지만 그 노래는 가사에 의미가 아예 없거든요..

'상관 안해' 부터 시작해서 '도망쳐', '무서워' 까지. 이 노래는 당시 청소년들의 두려운 마음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제목인 Breed를 생각해보면 아이를 낳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마구 소리를 지르더라도 무서운 건 무섭다 말하고, 아닌 건 아니라 말하고. 그런 게 펑크의 매력 같습니다. 

  원래 정통 펑크, 클래식 펑크라고 하면 현실에 저항하고, 삐뚤게 서서 옳은 소리를 하는 음악입니다. 하지만 펑크 음악이라 하면 좀 넓게 볼 수도 있습니다. 펑크 특유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노래에 낭만을 이만큼 집어넣는 이 사람들처럼요. 

이 세 명의 일본 아저씨들은 '삼보마스터' 라고 하는 사람들 입니다. 그냥 일본 거리를 거닐다 적당히 고개를 돌리면 있을법한 이 아저씨들. 근데 노래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알고보면 사실 락 페스티벌을 뒤집어놓기에 최적화된 아저씨들입니다. 

위 영상을 보면 이런 멘트를 노래 시작도 전에 2분동안 하고 있습니다.

전 이게 너무 좋습니다. 노래 시작도 전에 전원 우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만들어놓고, 노래 중간중간마다 전원 우승을 외칩니다. 모두가 이기는 건 말도 안된다고?

군대에서 연병장을 돌면서 한 시간정도 노래(호흡)연습을 하고, 생활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노래를 듣는데 와.. 너무 좋은 거에요.

말도 안되지만 조용히 전원 우승을 응원하게 되는 노래입니다.

  입대하기 정말 한 이틀 전 쯤 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갔습니다. 그리고 턴스타일의 라이브를 보게 됩니다. 그때 당시 턴스타일의 보컬 브렌단 예이츠가 관중들에게 이리로 오라는 손짓을 했던 걸 정확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미친듯이 펜스를 넘어 무대 위로 올라가는 모습까지. 무대난입 퍼포먼스...! 저도 펜타포트 무대 위로 올라갔었다고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참 짜릿했습니다. 

원래 락페 가려면 예습을 먼저 하고 가거든요. <GLOW ON> 앨범이 유명하대서 미리 들어봤는데, 그때는 그다지 제 스타일이 아니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밴드 음악은 라이브가 진짜라는 사실. 턴스타일은 라이브의 천재들이었습니다.

보컬은 무릎을 가슴까지 올리며 콩콩 뛰며 노래를 부르고, 기타도 질세라 높이 점프해가며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템포는 음원과 다르게 훨씬 빨라서 몇 곡을 부르고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생각보다 너무 잘합니다. 

왜 이렇게 음원하고 라이브가 다를까, 한번 고민해봤습니다. 뭔가 음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는 한계인가, 아무래도 담을 수 있는 볼륨의 한계가 정해져 있으니까 그런 건가.. 하고요. 근데 의외로 답은 단순했습니다.

제가 노래를 충분히 크게 듣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락페의 둥둥 가슴을 울리는 스피커와 비교해보면 이어폰 하나의 음압은 비교가 안되죠. 혹시 이게 뭔 노랜지 아직 잘 모르겠다 싶으시다면 원래 듣던 볼륨에서 두세 번 정도 볼륨을 높여보세요. 올리면 훨씬 노래가 좋아집니다. 

이건 좀 강한 메탈을 들을 때도 유효한 팁 같습니다. 시끄러운 노래는 시끄럽게 틀고 듣는 게 제맛이거든요. 만들 때부터 크게 듣기를 의도해서 작게 들으면 의도한 맛이 안나는 것 같습니다.

안 들리던 저음역이 들리면서 기타가 훨씬 묵직해지고, 기타 뒤에서 멀찍이 울리던 보컬이 가까워집니다. 공간감이 확 생기죠. 이렇게 들어보니 다 똑같고 애매하다 싶던 <GLOW ON> 앨범에서 별로인 곡이 없습니다. 

오늘의 노래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나머지 노래들은 여러분의 감상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다음주는 또 새로운 분위기, 새로운 플리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받은 곡은 늦더라도 꼭 들어봅니다. 

칭찬도 쓴소리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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