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성입니다.😋

구독자님,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어느덧 벌써 3월 첫째주입니다. 이번 주는 아직 좀 쌀쌀한 것 같은데 앞으로는 슬슬 봄도 오고 따뜻해지겠죠? 저는 아직 추울 때 일본을 잠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2박3일의 짧은 휴가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차에서 들었던 노래들을 모아봤습니다. 끝나가는 여행을 어떻게든 붙잡아보려는 마음으로 여행을 가는듯한 노래들만 틀었는데, 그 덕분인지 기분이 계속 좋더라고요. 

"여행을 끝을 꼭 시작하는 사람처럼" 입니다.

  사실 전 페퍼톤스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밴드부에 들어가서 들었던 페퍼톤스의 노래는 정반대의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페퍼톤스의 "Ready, Get Set, Go!"를 들었을 때, 무슨 이런 노래가 다 있지?

하면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페퍼톤스의 노래는 동아리에서 알아주는 고인물 선배들도 고전하는 변태같은 노래들이었던 겁니다. 😮

이런 변태적인 부분은 대충 들어선 절대로 박자를 알 수 없는 묘한 드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퍼톤스 두 사람은 기타, 베이스, 보컬만 담당하고, 나머지 악기는 대부분 미디를 활용해 작곡한다고 합니다.🎹

말도 안되는 복잡한 드럼을 찍어두고, 라이브때 이걸 소화할 수 있는 드럼 세션을 구하는 거죠. 이 노래에서도 후렴 가사 "불타는 태양 I'm a new black star" 뒷부분의 섹션은 이게 뭔가 싶은 극한의 난이도를 보여줍니다.

  이 노래가 마음에 드신다면 페퍼톤스의 20주년 기념 앨범 <Twenty Plenty>에서 이 노래를 밴드 루시가 커버한 버전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곡의 경우 약간 흐릿한 하늘색의, 서툰 청춘의 냄새가 난다면 여기서는 좀 더 채도가 높아져서 열정 넘치는 애니메이션 주제곡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가사 따라서 살짝 과몰입을 해보면 저는 루시가 페퍼톤스에게 바톤을 넘겨받아 달리기를 이어가는 상상도 살짝 해봤습니다.😋

  가사와 함께 적도에 가까운 나라를 상상하며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기뱀장어의 노래는 가사가 참 좋습니다. 디테일한 표현의 가사를 따라가기만 하면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감상하기 편한 친절한 노래라고 할까요.

  해가 반쯤 떨어져서 하늘이 붉은 시간, 동남아 어딘가의 나라에서 바닷가를 좋아하는 사람과 걷다가 근처의 바에서 칵테일을 한잔씩 마셔봅니다.🍸 천천히 이야기하다 보니 점점 어둑어둑해진 바닷가. 그때 바닷바람이 불어와 이제 살짝 쌀쌀한가 들어가야 하나 이야기하다, 모처럼이니 좀 더 나와서 걸어볼까 하고 참아봅니다.

기다려보길 잘했다는 듯이 저 멀리서 누군가 쏘아올린 폭죽이 샴페인같은 불빛을 내며 펑 터집니다.🎆 불빛이 다 흩어지고 하늘이 까매지면 쏟아질 듯 수많은 별 아래서 나즈막히 이야기합니다. 내일 점심이나 먹을래? 하고요. 

  거창하다 싶은 빌드업 뒤에 사실 소소하다 싶은 "점심이나 먹을래?" 라는 말을 배치한 점이 신의 한 수 같습니다. 적도의 가벼운 바닷바람과 잘 어울리고, 또 보컬 황인경 특유의 청량감과 함께 풋풋한 설램을 잘 연출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올 여름에는 적도에 가까운 곳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오늘 플리의 마지막 노래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가 결국 집에 도착하고, 집에 들어와서 들었던 노래거든요.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가방에서 빨래를 꺼내고, 샤워할 준비를 했습니다.

후렴의 "오늘밤!" 부분을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요.📢🎵

  이 노래도 밴드부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노래입니다. 들어보면 "와 합주할 때 재밌겠다" 싶은 부분들이 낭낭하게 차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중간에 악기별로 솔로 섹션이 들어간다는 점, 노래 자체에 호응을 유도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오늘밤! 밤을 지새우며 놀아볼래!), 일단 노래가 좋다는 점, 청춘스러운(?) 청량한 분위기까지.

심지어는 맨날 나오는 선곡이 아니라 처음 들어보는 노래라는 점까지 밴드부원들의 잔잔한 홍대병을 저격합니다... 그래서 정말 하고 싶었는데, 선착순 세션 모집에 늦어서 절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간에 대타로 몇 번 합주를 해봐도 참 재밌었던 노래였습니다. 😊

베이스에 집중해서 들어보면 특히 재미있는 노래 같습니다. 요즘은 베이스 그거 소리 안나는 거 아냐? 하는 "소리없는 베이스" 밈이 돌지만 사실 베이스는 잘 들리잖아요...🔊 베이스로 시작해서 빌드업하는 도입부도 맘에 들고, 솔로 섹션에서의 슬랩도 쫀득쫀득 맛있습니다. 

오늘의 노래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나머지 노래들은 여러분의 감상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다음주는 또 새로운 분위기, 새로운 플리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클리플리를 하면서 모르는 새로운 노래들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재즈는 몇 곡 들어봐도 클래식은 잘 안 들어봤었는데, 언젠가 글을 쓸 정도로 클래식 교양이 쌓인다면 클래식 플리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진짜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곡입니다. 선율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떠오르기도 하고 신기합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게, 이 노래 박자가 어떻게 되는건지...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데 거슬리지 않고 머릿속에서 진짜 칼바람이 쌩쌩 부는 것 같습니다. 😵

악보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지는 노래입니다.

추천받은 곡은 늦더라도 꼭 들어봅니다. 

칭찬도 쓴소리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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